?덤벙 주초 어느날 물으셨다 “얼굴이 왜 그렇게 어둡냐?” 할머니는 한쪽 눈을 실명하셨고, 목소리를 통해 사람을 분간하실 정도로 다른 쪽 시력도 안 좋은 상태였다. 하지만 덤벙덤벙 살라는 말은 꽤 인상적으로 마음에 꽂혔다. 물론 그게 어떤 삶인지는 정확히 알지 못했지만…. 강원도 삼척에 “죽서루”라는 누각이 있다. 특이한 것은 그 누각의 기둥이다. 터를 반반하게 고르는 대신 터에 맞게 기둥의 길이를 달리한 것이다. 길이가 다른 17개의 기둥으로 만들어졌다. 순간 할머니의 말씀이 떠올랐다. 그렇다. 세상은 언제나 흔들거린다. 흔들리는 세상에서 중심을 잃지 않으려면 마음의 기둥을 잘 세워야 한다. 모든 것은 마음먹기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