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정 논설위원이 간다] 정주영 북송 소떼 1001마리는 그후 어떻게 됐을까
[장세정 논설위원이 간다] 판문점 군사분계선을 넘었다. 가운데 한우 500마리가 방북한 데 이은 2차 방북이었다. 젖소 400마리와 함께 방북했던 축산 전문가는 "한 해 겨울을 난 뒤 많이 죽었다"는 말을 북측 관계자로부터 듣고 착잡했다고 한다. 2001년 방북한 또 다른 축산 전문가는 "북한의 축산 기술이 부족해 인공수정이 제대로 안 됐고, 전략물자인 액체질소가 없어서 젖소 정액이 모두 죽었다는 말을 듣고 참담했다"고 전했다. 때문에 비쩍 말라 있었다는 증언도 있다. 소 떼를 제대로 먹이기 어려웠을 것이고, 열악한 북한의 사양(飼養) 환경 때문에 호흡기 질병에 걸렸거나 기생충으로 인해 집단 폐사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각종 질병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는 지적도 있다. 대규모 이동의 경우 축산 전문가와 수의사 등이 동행해 낯선 곳에 안착할 때까지 일정 기간 돌봐야 하는데 북한의 폐쇄성 때문에 소 떼만 보낸 것이 패착으로 지적된다.
현지 적응을 제대로 못했다면 축산업 발전의 밑천이 아니라 단순히 소고기를 보낸 것과 다르지 않은 셈이다.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물고기를 주기보다는 낚시법을 가르쳐주는 지혜가 필요한 셈이다. 신체 발달이 크게 뒤떨어져 남북한 인종이 달라졌다는 서글픈 말도 들린다. 통일에 대한 투자 차원에서 북한 어린이들을 위한 '통일 우유' 보내기 운동을 재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살릴 체계적인 준비도 필요하다. 그런 측면에서 소 떼 방북의 시행착오를 찬찬히 되새김질해야 한다. 젖소·염소·돼지·종란·꿀벌 등을 대거 보내줬던 미국의 민간 자선 단체 '헤퍼(Heifer·암송아지) 인터내셔널'의 실험을 눈여겨 볼만하다. 씨수소 2마리 등 젖소 103마리를 네팔에 보내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정부가 코이카(KOIKA)를 통해 아프리카 등지에 젖소 정액을 대외원조(ODA) 차원에서 보낸 전례는 있지만 생우(生牛) 보내기는 첫 사례다. 조주현 팀장은 "2015년 우간다에 보낸 한국형 씨수소 정액으로 인공수정한 소가 이미 1만 마리를 넘었다"며 "해외 진출은 한국의 젖소 종자 개량 역량을 국제적으로 입증할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따르면 한국형 젖소의 우유 생산량은 1만 352kg으로 낙농 선진국인 이스라엘·미국·캐나다에 이어 세계 4위다. 뇌 용량이 줄어들자 우유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높은 단백질 공급원으로 평가받는다. "휴대전화 등에 필수적인 희토류를 보내줄 테니 우유와 젖소를 보내달라"고 할 정도다. 헤퍼 코리아 이혜원 대표는 "한국의 우수한 낙농 경험을 현지화하기 위해 네팔 정부가 수도 카트만두 동남쪽 150km에 있는 신둘리 지역에 낙농 기지를 만들 계획을 세웠다"며 "단순히 정액이 아니라 생우 지원을 간절히 바라면서 전세 항공편까지 보내겠다고 했다"고 전했다. 까다로운 검역을 거쳐야 한다. 수상한 8000달러짜리 홀스타인 씨수소 한 마리를 한국에 보내줄 때와는 상황이 달라졌다. 이동에 제약이 많아졌다. 다행히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림축산검역본부가 선진적 검역 시스템과 역량을 갖추고 있어서 검사만 통과하면 가능하다고 일선 수의사들이 전했다. 품앗이처럼 십시일반 기부에 동참하고 있다. 젖소 50마리를 기부한 안모(61·여)씨는 "서울에서 30여년간 산부인과 의사로 일하신 어머니의 생명 존중 뜻에 따라 언니와 함께 유산 일부를 기부하기로 했다. 가난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말했다. 2년 전 네팔에 청소년 자원봉사를 다녀온 임수빈(17·세인트폴 서울)양과 권혁준(18·코너스톤 서울아카데미)· 장원영(21·다트머스대) 군도 동참했다. 서울국제학교 헤퍼클럽 석수빈(19·여) 회장과 학생들이 젖소 한 마리를 보내기로 했다.
헤퍼 인터내셔널이 파견한 축산 선교사들의 도움으로 경북 안동에서 1973년 젖소 농장을 일군 이재복(84)씨는 젖소 한 마리를 쾌척했다. 이정호(74) 순흥목장 대표는 "선친이 1957년 저지(Jersey) 젖소 두 마리를 도움받아 목장을 시작해 지금은 99마리 규모로 농장이 커져 보답하는 마음에서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끝낼 게 아니고 젖소 사양 노하우를 전수해 안착할 때까지 도와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내 축산 농장에서 일하는 네팔 출신 청년들에게 체계적인 교육을 제공해 그들이 한국의 축산 노하우를 네팔에 보급하도록 돕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품질의 씨수소를 만들어내는 국내 유일 기관이다. 이들 중에서 35마리를 대상으로 엄격한 후대검정을 거쳐 5마리를 최종 씨수소로 선정한다.
낳은 딸 소의 유량·체형 등을 평가해 씨수소의 능력을 확인하는 방법이다. 근친교배를 피하려면 개체 수를 넉넉하게 확보해야 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씨수소 한 마리 가격이 수억 원대라는 점이다. 체중이 1130kg인데 최소 3억~5억원을 호가한다. 젖소개량사업소는 후보 35마리 중 5마리만 최종 씨수소로 활용하고 나머지는 도축한다.
뛰어나기 때문에 그냥 도축하기보다 해외 기부로 재활용할 여지가 있어 보인다. 선진적 축산 경험을 국외에 알려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기회다. 해외 판로 확대도 기대할 수 있다. 덤으로 장차 북한에 생우를 보내기 전에 제대로 된 축산 실험장으로 네팔을 활용할 수도 있다. 올해는 대한민국의 유엔 가입 30주년이다. 마침 지난 7월 유엔무역개발회의(UNCTAD)가 한국을 선진국으로 분류했다.
희망의 마중물을 제공해준 국제사회에 고마움을 잊지 않는 음수사원(飮水思源)의 자세로 더 어려운 곳에 도움의 손길을 보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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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10.19.아띠할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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