펄럭이는 태극기 GIF by daysgone | Gfycat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의 첫머리를 “지금은 남의 땅”이란 말로 시작한다. 뒤에 가서는 “내 혼아 무엇을 찾느냐, 어디로 가느냐, 웃어웁다, 답을 하려무나”라고 읊조린다. 절며 하루를 걷는다”고 자조한다. 그리고는 “그러나, 지금은 들을 빼앗겨 봄조차 빼앗기겠네”라는 말로 시를 끝맺는다. 그의 시가 변함없이 마음에 울림을 주는 이유는 당시와 달라진 무엇을 느끼기 어려운 현실이 우리 앞에 놓여있고 그것을 누구나 은연중에 알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북쪽으로 다섯 시간을 운전하여 샌프란시스코 인근의 샌타 클라라를 가보았다. 구글과 애플 등 IT 산업이 운집해 있었는데 그곳 토박이 한인 언론인의 말에 따르면 그 지역경제가 미국 총생산의 70%를 담당하여 미국을 먹여 살리고 있다고 했다. “그곳은 소비 도시로 30% 정도로 보면 되며 앞으로는 그 비율이 더할 것”이라고 했다. 그곳이 미국의 중심인 듯 말하는 그의 지역애착이 대단했다. 호수지역에 가보니 높은 고원에 큰 호수 다섯 개가 가까이 있고 작은 호수는 백 개가 넘는다는데 저마다 한여름의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자연이 주는 해방감과 함께 평소에 느끼지 못했던 행복감이 온몸을 감쌌다. 지도 한 장 달랑 가지고 내 고향 평안북도 영변을 찾아가볼 수 있는 날은 언제나 오려나 하는 생각이 머리를 스치며 김소월의 시가 불현듯 떠올랐다. 고이 보내 드리오리다 영변에 약산 진달래꽃 아름 따다 가실 길에 뿌리오리다 가시는 걸음 걸음 놓인 그 꽃을 사뿐히 즈려 밟고 가시옵소서” 그 고향 땅을 운전해서 가는 것은 지금으로서는 하나의 꿈이다. 설령 가더라도 이젠 핵시설이 있어 접근이나 할 수 있으려나. 계관시인 로버트 프로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에서 선택의 두 갈래 갈림길에서는 어느 길을 선택해도 먼 훗날 생각해보면 다소 후회가 남고 다른 길에 대한 미련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시인은 말한다. 안타깝게도 두 길을 한꺼번에 갈 수 없는 한 사람의 여행자이기에, 오랫동안 서 있었다.”
“어디에선가 먼 먼 훗날 나는 한숨 쉬며 이 이야기를 하고 있겠지.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다고, 그리고 나는 사람들이 덜 걸은 길을 택했다고, 그로 인해 모든 것이 달라졌다고.” 땅을 빼앗긴 들로 인식하기 십상이다. 그리고 심중에 봄이 아니라 생각하고 언제나 봄이 오려나 하고 목을 빼고 있을 터이다. 그 사이에 무엇이 달라졌는가. 자유로이 오갈 수 없는 들판이 모국 한반도의 현실이다. 답답워라, 웃어웁다. 봄은 오고 있는가? 지금은 봄조차 빼앗기겠네. 원본 : 엉터리전도사 받은e-메일(김형원) 편집입니다! 2021.8.15.아띠할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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