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두현의 아침 시편] 50년간 벼슬하며 존경받은 비결 닫으며 떨어진 꽃은 누가 쓸까.
그가 41세에 관직에서 잠시 물러나 고향 전남 담양에 내려와서 지은 가사(歌辭)입니다. ‘면앙정(俛仰亭)’은 그가 지은 정자 이름이면서 호(號)이기도 하지요.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잘 살리고 경치 또한 실감나게 묘사한 절창”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첫 부분의 서사(序詞)에서는 면앙정이 있는 제월봉의 모습을 묘사했고, 두 번째 부분인 본사(本詞)에서는 면앙정에서 바라본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했죠. 점차 이동하며 근·원경, 뒷부분에선 면앙정의 사계 풍경을 그렸습니다. 마지막 결사(結詞) 부분은 ‘이렇게 지내는 것도 모두 역군은(亦君恩: 역시 임금의 은혜)이샷다’라며 유학자로서의 충절을 표하고 있군요. ‘면앙정가’ 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구절입니다. 우리말의 묘미를 절묘하게 살려냈다는 평을 듣지요. 속세의 번거로움에서 벗어났지만 자연을 향유하느라 한가로울 겨를이 없다는 대목이 시인의 내면을 단적으로 보여줍니다.
달도 맞아야 하고 알밤도 주워야 하며 낚시도 해야 하는데 사립문은 누가 닫으며 떨어진 꽃은 누가 쓸 것인가 하고 익살스레 묻습니다. 벼슬할 때의 바쁜 일과보다 전원의 느긋한 즐거움이 더 크다는 얘기지요. 신망과 존경을 두루 받은 배경이기도 합니다. 그의 시대는 4대 사화 등 혼란의 격변기였는데, 그 속에서 50여년간 벼슬하면서 단 한 번 1년의 귀양살이만 할 정도로 그의 삶은 안온했습니다. 인품이 뛰어난데다 성격이 너그럽고, 의리가 있으며, 사람을 차별하지 않고 두루 사귄 덕분이지요. 천하를 품을 만한 '우주의 집' “하늘이 낸 완인(完人)”(이황)이라거나 “온 세상의 선비가 모두 송순의 문하로 모여들었다” (성수침)고들 했습니다. 그 덕분에 77세까지 관직에 있었지요. 이런 성정을 잘 보여줍니다. 세상을 다 들여놓은 듯 행복해하는 모습이 눈에 선하지요? 내가 묵을 방 한 칸, 달이 들어올 방 한 칸, 거기에 청풍이 노닐 방 한 칸. 더 이상 들여놓을 데 없는 강산까지 병풍처럼 둘러놓고 보니 남부러울 게 없습니다. 천하를 품을 만큼 커다란 집, 우주의 집이 됐으니 이 얼마나 여유로운가요. 많은 사람이 면앙정을 자주 찾는 이유도 여기에 있지 않나 싶습니다. 받은 카톡칼럼 편집입니다!
2022.6.11.아띠할멈.(). http://blog.daum.net/jamyung820 Music : 인생은 아름다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