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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카시아 나무 그늘 아래로..

누아띠할멈 2022. 5. 3. 03:54





친구야 잠시

아카시아 나무 그늘 아래로 오게나

 

호렙산에서 신발을 벗었던

모세처럼 친구야 맨몸으로 앉아보게나

아카시아 꽃 그늘 아래

 

박사 가운도 고향도 벗어놓고

열심히 뛰던 직업도 벗어놓고

아니 이름까지도 벗어놓고

하얀 구름 아카시아 꽃 그늘 아래 앉아보게나

 

속에 쌓인 무겁던 질투도 욕심도

짜증도 벗어 놓게나

도둑맞은 내일마저도

아니 두근거림의 미래

그것마저도

 

원통함도 서러움도

애증(愛憎)도 벗어놓고

빗물에 씻긴 하늘처럼

맨몸으로 앉아 보게나

 

그리고 위를 보시게

아카시아는 쓸모 없는 가시나무

윙윙거리는 저 벌떼를 보게나

꿀 따는 벌떼를

 

친구야 잠시

아카시아 나무 그늘 아래로 오게나

맨발로 앉게나

 

벌떼 날아드는 넉넉한 삶이

향기 묻어 내리는

아카시아 꽃잎처럼

찬란함인걸 볼 걸세

 

- 2008년 6월9일에 쓴 글-

 

 

나의 처녀 목회지는

경기도 양평군 강상면 병산리에

소재한 병산리교회였다.


사택은 마을보다 높은 곳에,

교회당은 더 높은 산 등성이에 위치했다.

교회 앞을 지나 언덕을 넘어 가면

 이발소도 있고

가끔 수영하던 큰 방죽(저수지)도 있다.


그 언덕 길을 넘어가는 산길 옆에 커다란

아카시아 나무 몇 그루가 있었다.

나는 그 아카시아 나무 그늘 아래서 가끔

기도하던 기억이 생생하다.

 

아카시아 나무는 목재로서는 쓸모 없는

가시나무지만 어쩜 그 향기는 그리도

내 마음을 사로잡는지.


아카시아 나무 주변에는 벌떼들이

끊임없이 날아들어 꿀을 따간다.

그 때 이런 생각을 했다.

좋은 삶이란 내 이웃이 내게 와서 꿀을

따가는 삶이라고.

 

지금은 초여름이다.

한국에는 이맘 때 쯤이면

아카시아 꽃이 만발한다.

나의 삶도 벌떼 윙윙거리며 꿀 따가는

넉넉함이 있었으면 좋으련만.

 



















원본  :  엉터리전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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