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을 보는냐 미국 오기 전 경기도 한 시골 부곡에서 목회를 할 때 딸 슬기는 아주 어렸습니다. 사택은 겉 문만 빼 놓고 창호지를 붙인 창문이었고 동쪽으로 난 문 만 유리창이었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 아침. 발돋움하며 유리 창문 앞에 선 딸이 [유리 창에 꽃이 피었다]고 좋아 합니다. 딸 뒤에 서있던 내 손에는 동녘햇살을 가리는 얼음을 박박 지워버리려고 집어든 쇠붙이가 들려 있었습니다. 어린 딸의 눈에는 눈꽃이 보였고 내 눈은 그것을 꽃으로 보지 못했습니다. 송기원 시인이 쓴 [꽃이 필 때]라는 시가 있습니다. 지나온 어느 순간인들 꽃이 아닌 적이 있으랴` 어리석도다 내 눈이여 삶의 굽이 굽이 오지게 흐트러진 꽃들을 단 한번도 보지 못하고 지나쳤으니... 늙어가는 징조일까. 지나간 날들이 주마등(走馬燈)처럼 스쳐갑니다. 웃으며 기뻐할만한 추억이 별로 없는 것 같아 고개를 휘저어 보기도 하며 소리를 지르기도 해 봅니다. 싫고 밉고 지워버리고 싶은 지난 날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꽃은커녕 아름다운 낙엽 하나 내 앞에 놓인 것이 없다는 생각이 앞을 가립니다. 그런데 이상도 하지요? 송기원의 시 [꽃이 필 때] 라는 글이 내 눈에 들어 온 것이... 지나온 어느 순간인들 꽃이 아닌 적이 있으랴 어리석도다 내 눈이여 삶의 굽이 굽이 오지게 흐트러진 꽃들을 단 한번도 보지 못하고 지나쳤으니....... 지나 온 순간순간들이 다 꽃이었답니다. 어리석은 것은 그 꽃을 보지 못한 것이랍니다. 어린 딸은 꽁꽁 얼어붙은 유리창에서 눈꽃을 보았고 나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잘 볼 줄 알아야 좋은 인생입니다. 아름다운 것을 볼 줄 알아야 성숙한 인생입니다. 너는 나에게서 무엇을 보는가? 나는 너에게서 무엇을 보는가? (언) 출처 : 받은 e-메일에서 받은 e-메일(김광흥님) 편집입니다! 2022.4.7.아띠할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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