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없음

♡*...무엇을 보는냐

누아띠할멈 2022. 4. 8. 21:47




무엇을 보는냐


미국 오기 전 경기도 
한 시골 부곡에서 목회를 할 때 
딸 슬기는 아주 어렸습니다.

사택은 겉 문만 빼 놓고 창호지를 붙인
창문이었고 동쪽으로 난 문 만
유리창이었습니다.





어느 추운 겨울 아침. 
발돋움하며 유리 창문
앞에 선 딸이 [유리 창에 꽃이 피었다]고
좋아 합니다.

딸 뒤에 서있던 내 손에는 
동녘햇살을 가리는
얼음을 박박 지워버리려고 집어든 쇠붙이가
들려 있었습니다.


어린 딸의 눈에는 눈꽃이 보였고
내 눈은 그것을 
꽃으로 보지 못했습니다.





송기원 시인이 쓴 [꽃이 필 때]라는
시가 있습니다.

지나온 어느 순간인들
꽃이 아닌 적이 있으랴`
어리석도다 내 눈이여
삶의 굽이 굽이
오지게 흐트러진 꽃들을
단 한번도 보지 못하고 지나쳤으니...


늙어가는 징조일까.
지나간 날들이 
주마등(走馬燈)처럼 스쳐갑니다.

웃으며 기뻐할만한 
추억이 별로 없는 것 같아
고개를 휘저어 보기도 하며 소리를 지르기도
해 봅니다.





싫고 밉고 지워버리고 싶은 지난 날들이
더 많은 것 같습니다.
꽃은커녕 아름다운 낙엽 하나
내 앞에 놓인 것이 없다는 생각이
앞을 가립니다.


그런데 이상도 하지요?
송기원의 시 [꽃이 필 때] 라는 글이
내 눈에 들어 온 것이...


지나온 어느 
순간인들 꽃이 아닌 적이 있으랴 
어리석도다 내 눈이여 
삶의 굽이 굽이 오지게 흐트러진 꽃들을 
단 한번도 보지 못하고 지나쳤으니.......


지나 온 
순간순간들이 다 꽃이었답니다.
어리석은 것은
그 꽃을 보지 못한 것이랍니다.





어린 딸은 
꽁꽁 얼어붙은 유리창에서
눈꽃을 보았고 나는 보지 못했습니다.


그렇습니다.
잘 볼 줄 알아야 좋은 인생입니다.

아름다운 것을
볼 줄 알아야 성숙한 인생입니다.
너는 나에게서 무엇을 보는가?

나는 너에게서 무엇을 보는가?

(언)



출처 : 받은 e-메일에서








받은 e-메일(김광흥님) 편집입니다!

2022.4.7.아띠할멈.().

http://cafe.daum.net/aznos


http://blog.daum.net/jamyung8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