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사랑을 다시 맺어준 노래 윤연선이 부른 <얼굴> 대중의 인기를 끌고 있던 윤연선 에게 방송 출연과 음반 제작 제의가 수없이 밀려 들지만, 상업주의로 일관하는 가요계에 염증을 느낀 그녀는 가슴속 깊이 묻어 두었던 옛사랑의 추억을 간직한 채 가수의 길을 그만 둔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어느 날, 70년대에 그녀와 함께 활동했던 통기타 가수들이 그 시절의 노래들을 부르는 콘서트를 준비하면서 그녀를 찾게 되었다. 이때 한 신문사의 문화부 기자가 콘서트를 소개하는 기사를 쓰면서 윤연선도 함께 오랜 만에 무대에 서서 노래를 부른다고 적으며, 그녀는 아직도 미혼으로 혼자 살고 있다는 문구를 기사에 덧붙였다. 그 한 줄의 기사가 그녀의 인생에 어떤 변화를 가져올지 모르면서. 가수 시절 그녀는 같은 동네에 살던 의대생과 사귀게 되었다. 둘은 서로 사랑하여 결혼 까지 약속 했지만, 그 남자는 반대하는 어머니의 뜻을 따라 그녀와 절교를 하고 맞선으로 만난 여자와 결혼하고 말았다. 혼자 남겨진 그녀는 노래도 그만두고 조용히 은둔하며 살아가고 있었는데, 30년 만에 무대에 다시 서서 노래를 부른다는 기사를 그 남자의 두 딸이 보게 된 것이다. 그녀들은 아버지의 첫사랑 연인이 그 유명한 노래 '얼굴'을 부른 윤연선 이었다는 것을 아버지로 부터 들어서 익히 알고 있었다. 오래전 이혼하고 혼자인 남자에게 두 딸은 그녀가 콘서트를 한다는 기사를 내보이며, 아버지의 첫사랑이 아직 혼자 살고 있다는 말을 전하며 만나 볼 것을 권유 한다. 망설이는 남자는 딸들의 집요한 권유에 못이겨 홍대 근처에서 그녀가 운영하는 라이브 카페 <얼굴>을 찾아 갔지만, 그 날 따라 가게를 비워 두 사람은 만나지 못했다. 메모를 적어두고 왔지만 연락이 없자, 남자는 딸들의 강요에 못이겨 또 다시 그녀를 찾게된다. 사랑의 약속을 배신하고 다른 여자와 결혼한 남자를 30년 만에 만난 윤연선은, 가슴 깊이 묻어둔 이별의 아픈 상처와 오랜 시간 동안 혼자 견뎌왔던 세월이 야속 하게만 느껴졌을 것이다. 몇 번의 만남이 지난 後 남자는 다시 청혼을 하게 되고, 그녀는 고민 끝에 그 청혼을 받아 들였다. 윤연선은 '얼굴'이 妙한 노래라고 했다. 그 노래 때문에 결혼했다는 사람들이 많이 찾아왔다고 한다. 그녀의 妙한 노래는 무심코 한 줄 덧붙인 기사가 妙한 인연으로 다가왔고, 30년 세월을 뛰어넘는 지고지순한 사랑 이야기로 우리 곁에 다가오고 있다.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내 마음 따라 피어나던 하얀 그때 꿈을 풀잎에 연 이슬처럼 빛나던 눈동자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 돌다 가는 얼굴 동그라미 그리려다 무심코 그린 얼굴 무지개 따라 올라갔던 오색빛 하늘나래 구름 속에 나비 처럼 나르던 지난날 동그랗게 동그랗게 맴돌다 가는 얼굴 |